리온과 요코는 올해의 겨울 휴가를 위해 바다의 호텔에 방문했습니다.
늦은 밤에 막 도착해, 체크인을 마치자마자 잠에 빠졌으니...
오늘이 함께 맞는 첫 아침입니다.
창밖으로 넓은 바다가 펼쳐집니다.
눈이 내릴 기미가 없는 하늘은 잘 마른 소라색,
파도 거품이 흩어지고 부서지는 바다는 짙은 감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흰색에 가까운 색 바랜 모래사장까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고즈넉한 겨울의 바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풍경......
물속의 것들도 모두 잠들거나 죽었을 계절입니다.
어쩌면 당신은 바다의 마지막을 목격하는 중일지도 몰라요.
짠 내음이 나는 물 대신 애매한 감성에 젖었을 때,
인터폰이 울립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입니다.
받으러 갈까요, 요코?
October 23, 2021 8:16PM前森陽子:네, 잠시만요! (후다닥 가서 문 열고 받습니다.)
호텔의 정식 유니폼을 차려입은 호텔리어가 클로쉬 덮인 쟁반을 들고 서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넘겨준 호텔리어는 의례적인 인사를 건네곤 돌아갑니다.
October 23, 2021 8:18PM銭谷凉風:어라, 코코가 받아왔구나. 내가 나갔어야 하는데. (미안하다는 듯 작게 웃고는) 슬슬 먹을까?
October 23, 2021 8:20PM前森陽子:누가 받아오든 딱히 상관은 없으니까. (같이 살짝 웃어 보였다.) 아, 그럴까? (받아온 쟁반 식탁에 올려두곤)
October 23, 2021 8:22PM銭谷凉風:그건 맞지만... (자기가 졌다는 듯 고개를 살짝 저었고) 음, 나 룸서비스로 먹는 조식은 처음이야. 맛있겠지?
클로쉬의 뚜껑을 열면 2인분의 아침 식사가 들어 있습니다.
튀긴 호박 꽃과 토마토 마리네이드,
에그 스크램블과 테두리를 잘라낸 식빵,
곁에 있는 베이컨까지......
후식으로 마련된 복숭아 판나코타도 있네요.
아침 식사의 정석이면서도 소홀함이 없는 구성입니다.
바닷가의 호텔이라더니, 아침 식사에도 신선한 생선 회와 레몬즙을 뿌린 문어 요리를 곁들였네요.
October 23, 2021 8:24PM銭谷凉風:메뉴만 봐도, 엄청... 호화로워 보이네. 맛있겠다, 그치?
October 23, 2021 8:26PM前森陽子:(헛..... 메뉴 보면서 멍 때리다가 리온 봐요) 응, 그러게. 회까지 있네... 바닷가의 호텔이라 그런가.
October 23, 2021 8:27PM銭谷凉風:역시 호텔은 호텔이구나 싶고... 집에서 이런 아침을 준비해 먹으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할 텐데. (눈 마주치자 살짝 웃고) 회나 해산물 요리는 좋아해?
October 23, 2021 8:30PM前森陽子:그러게. 집에서는 항상 간단하게 차려 먹었으니까. 이런 아침은 처음이라 좀 새롭기도... 좀 호화스럽긴 해도,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은 것 같아. (기분전환용으로, 살짝 덧붙였다.) 있으면 잘 먹는 편이야. 애초에, 딱히 가리는 음식도 없고. 리온은?
October 23, 2021 8:34PM銭谷凉風:이런 것도 괜찮을 것 같다면... 나중에 한 번 힘내 볼까! (장난스럽게 말하고는, 네 질문에 눈을 깜빡였어) 글쎄... 나도 딱히 가리는 건 없어서. 호텔 음식이니 맛도 좋을 거고, 오히려 기대된다고 해야 하나...
October 23, 2021 8:39PM前森陽子:해준다면 나야 좋지만...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눈 끔벅...) 게다가, 리온은 정말 나중에 해줄 것 같아... ... (빤... 보다가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 응. 회는 정말 오랜만에 먹어봐서 더 그런 것 같네.
October 23, 2021 8:42PM銭谷凉風:에이, 그게 뭐 무리라고. 나도 가끔은 화려한 아침이 먹고 싶으니까, 결국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뿐이야. (그럼 괜찮지? 웃으며 대꾸하고는) 그래도 다행이야. 기왕 왔는데, 코코가 만족스러워 보여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테이블에 앉아 아침 식사를 즐깁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혀 위에서 부드럽게 녹는 음식은 가히 일품입니다.
없던 입맛까지도 생생하게 돋웁니다.
겨울 바다의 풍경을 만끽하며 둘이 함께 즐기는 아침 식사라니,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있을까요!
October 23, 2021 8:43P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30)">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생선회 중 한 점이 푸르스름한 빛을 띱니다.
창백하게 빛나는 살점은 결이 부드럽고,
반짝이는 윤기가 흐릅니다.
어떤 생선회에서도 보지 못한 교묘한 색입니다.
딱 한 점뿐이네요.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찰나,
리온이 젓가락을 들어 정확히 그 한 점을 삼킵니다.
October 23, 2021 8:45PM銭谷凉風:(냠.)
리온은 맛이 좋다며 연신 감탄합니다.
그 어떤 고기보다 부드럽고,
비린내가 나지 않고,
식감이 뛰어나다면서요.
굉장히 만족감을 느낀 것도 잠시...
다른 요리 중 무엇을 먹어도 그만큼 마음에 차지 않아 못마땅한 듯합니다.
평이 좋은 걸 보아하니 상한 부위는 아닌 것 같죠?
식사 시간은 평화롭습니다.
리온의 불평과 달리 음식은 여전히 맛이 좋고,
창밖의 바다는 아름답고...
첫날에 딱 걸맞는, 완벽한 아침입니다.
October 23, 2021 8:48PM銭谷凉風:음, 확실히... 전체적으로 맛있었네. 코코는 어땠어?
October 23, 2021 8:51PM前森陽子:응, 나도.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맛있었던 것 같아. (리온 보다가... 아까 본 푸른 생선회 떠올린다.) 근데, 아까 리온이 먹은 그 생선회... 상한 건 아니었겠지? (혹시 모르니까...) 푸른 생선회는 처음 봐서.
October 23, 2021 8:54PM銭谷凉風:으응? 아까 먹은 생선회... 아, 맛있었던 그 한 점 말씀하시는 거구나. (떠오른 듯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상한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맛 자체는 괜찮았거든. 별일 아닐 거야. 게다가 나, 튼튼하잖아?
October 23, 2021 8:59PM前森陽子:상한 게 아니라면 괜찮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 아무리 튼튼하다고 해도. 그러다가 정말 아프면 어떡해? (걱정스러운 낯으로 보다가) 혹시 아프거나 하면 꼭 말해줘.
October 23, 2021 9:01PM銭谷凉風:응, 알았어. 문제가 생기면 바로 말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진 말고. (그렇게 말하면서 음식 먹은 거 치워두고) 그럼... 슬슬 나가볼까, 코코?
October 23, 2021 9:04PM前森陽子:(흠. 까치발 들고 리온 머리 파바박 쓰다듬어줘요) 괜찮으면 됐어. 응, 그럴까? 잠깐 밖에 구경이라도 하고 오자.
October 23, 2021 9:05PM銭谷凉風:(머리 쓰다듬 받고 바보처럼 헤실거리며 웃다가) 좋아. 바다는 이소나미에도 있지만... 거긴 우리의 집이고. 같이 여행을 온 건 처음이니까... (요코 목에 목도리 둘러주고...)
리온이 손을 내밉니다.
바로 앞이 바닷가니, 산책 겸 걷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리온은, 오늘도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테라스의 창을 타고 들어온 바람에는 짠내가 가득 묻어 있네요.
October 23, 2021 9:06PM銭谷凉風:그럼, 같이 나가 보실까요? (장난스러운 투로)
October 23, 2021 9:08PM前森陽子:(목도리로 꽁꽁 둘러매졋음) 뭐야, 그 말투는? (같은 장난스러운 말투로 손 잡는다.)
October 23, 2021 9:09PM銭谷凉風:아하하, 가끔은 이런 것도 나쁘지 않잖아. (손을 꼭 잡고 방을 나섭니다)
아침 바다를 거닐기로 하고, 1층 로비에 도착합니다.
두 사람이 머무는 '호텔 타 메라Ta-Mera
October 23, 2021 9:11PM銭谷凉風:'
해당 호텔은 신축 건물로 천장이 높고, 바닥이 번지르르하며 섬세한 인테리어로 구석구석이 꾸며져 있습니다.
1층의 로비부터 최고층 7층의 객실을 오가는 엘리베이터마저 끝없이 넓으니......
이 호텔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더 설명하는 것은 입 아픈 일이겠죠.
October 23, 2021 9:12P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31)">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Ta-Mera......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에요.
'바다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이집트의 옛 이름.
아주 거창한 뜻이지만,
낱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이 호텔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군요.
바다와 이토록 가까우니까.
로비에는 안내 데스크가 설치되어 있고,
엘리베이터의 맞은 편에 호텔의 정문이 보입니다.
입구 우측 벽면에 커다란 지도가 한 점 붙어 있으며,
좌측 벽면은 온통 검은 유리로 덧대어져 있습니다.
호텔의 기둥 사이로, 정중앙에 커다란 유리관 또한 그와 같은 검은색입니다.
어딜 먼저 갈까요, 요코?
October 23, 2021 9:18PM前森陽子:(역시 호텔은 호텔이구나.... 이곳저곳 보다가 안네 데스크 쪽으로 향합니다.)
아침에 식사를 가져다준 호텔리어와 똑같은 정식 유니폼을 차려입은 직원이 앉아 있습니다. 눈이 마주치면 상냥하게 웃으며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묻습니다. 그의 머리 위에서 시계 바늘이 째깍째깍 움직입니다.
안내 데스크 옆에는 세로로 긴 플래카드가 서 있습니다. 2층에서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모양이에요. 호텔의 시설을 자랑하는 팸플릿도 다양한 국가 별 언어의 번역본이 준비되어 있군요.
October 23, 2021 9:22PM前森陽子:아, 아뇨. 그냥 둘러보려구요. (마주 웃어보이곤... 플래카드 한번 자세히 봐요)
플래카드 핸드아웃이 공개되었습니다.
......
2층에서 호텔 타 메라가 주최하는 미술 전시회가 진행 중인 모양입니다.
짙은 푸른색에서 어두운 감색으로 떨어지는 플래카드는 꼭 심해를 옮긴 것처럼 선명한 바다의 색입니다.
플래카드 위에 새겨진 희고 간결한 글씨들이 금세 파도의 물거품처럼 흩어질 것 같습니다.
무엇을 주제로 삼은 걸까요?
October 23, 2021 9:27P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80)">80 |
판정결과: | 실패 |
뭉개진 사람의 얼굴을 한 블롭 피시,
커다란 입과 길게 솟은 뿔을 가진 심해 아귀,
14개 다리와 외계인을 닮은 머리를 가진 76cm의 심해 등각류......
떠오르는 것들이라곤 이런 게 전부입니다.
아름답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거리가 멀지 않나요?
October 23, 2021 9:29PM前森陽子:
기준치: | 40/20/8 |
굴림: | 78)">78 |
판정결과: | 실패 |
(뭐지.......나 학생회서기출신인데.........)
방문객들의 후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퀄리티가 굉장히 뛰어나다', '일반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 전시회였다'
......좋은 평이 가득하네요.
매 분기 별로 전시회의 주제와 방식이 바뀐다는 모양입니다.
그 이상 별다른 내용은 없네요.
겨울은 비수기라더니, 후기의 날짜는 대부분 여름 즈음입니다.
여름에 열린 전시회의 주제는 '파도'였다는군요.
October 23, 2021 9:32PM銭谷凉風:뭐 좀 찾은 거 있어?
October 23, 2021 9:33PM前森陽子:응. 2층에서 미술 전시회가 진행 중인 것 같길래. 이것도 좀 있다가 같이 가볼까?
October 23, 2021 9:34PM銭谷凉風:앗, 난 좋아. (그저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듯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
플래카드를 잘 읽어 보면, 미술 전시회는 오전 10시부터 열린다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니...
바닷가의 산책을 마치면 얼추 둘러볼 수 있겠어요.
October 23, 2021 9:37PM前森陽子:10시부터 시작한다고 하니까, 산책 후에 가서 보면 되겠다. (플래카드 보다가... 팸플릿 하나 쏙 빼서 읽어봅니다.)
팸플릿 핸드아웃이 공개되었습니다.
다양한 국가 별 언어로 번역을 마친 팸플릿.
호텔 'Ta-mera' 이름 아래에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 캐치프레이즈가 크게 적혀 있습니다.
플래카드와 마찬가지로 짙은 푸른색에서 어두운 감색으로 떨어지는 선명한 바다의 색입니다.
안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Hotel Ta-mera
: 타메라 전시회
: 타 메라 아쿠아리움
October 23, 2021 9:41PM銭谷凉風:(옆에서 같이 팸플릿 읽고 있다가...) 전시회를 하는 곳에, 아쿠아리움도 있나 봐.
October 23, 2021 9:43PM前森陽子:그러게, 뭔가 많네. (팸플릿 빤...) 전시회 보고 나서 아쿠아리움도 잠깐 들릴까?
October 23, 2021 9:44PM銭谷凉風:음... 난 좋아. 아쿠아리움도 안 간 지 꽤 오래 지나서... 응, 조금 기대되네. 그것도 코코랑 같이 가는 거니까.
October 23, 2021 9:47PM前森陽子:그러네. 나도 아쿠아리움은 오랜만에 가는 것 같아서 기대돼. 리온이랑 가서 더 좋기도 하고. (눈 끔벅이곤.) 리온은... 아쿠아리움 좋아해?
October 23, 2021 9:49PM銭谷凉風:아쿠아리움... 싫어하지 않아. 바다를 좋아하니까, 아쿠아리움도 좋아하는 게 아니려나. 약간, 비슷한 분위기가 있잖아. (헤실거리며 웃다가) 무엇보다도, 코코는 인어잖아?
October 23, 2021 9:53PM前森陽子:응, 그렇긴 하지. 바다를 육지에 구현한 게 아쿠아리움이니까. 나도 좋아해. 아쿠아리움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고개 끄덕이다가) ... 아니, 그건. 이전에 메르네리쥬에서 활동할 때만 그랬던 거고? (살짝 부끄러워졌어요)
October 23, 2021 9:55PM銭谷凉風:그럼 정말 호텔을 잘 골랐네. 코코가 마음에 든다면 나도 좋아. (후후, 작게 웃다가...) 그랬어? 그치만, 나는 코코가 충분히 인어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October 23, 2021 10:00PM前森陽子:... 그랬구나... 뭔가, 좀 부끄럽네. 스스로가 인어랑 닮았다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서. 메르네리쥬에서 활동했었어서 그런가. (아무래도, 컨셉이 인어니까...) ... 음, 이제 슬슬 갈까? (말 돌리고 후다닥 정문 쪽 봅니다.)
October 23, 2021 10:01PM銭谷凉風:뭐랄까, 공연하는 코코의 모습을 자주 봤어서 그런가... 응, 아직 인어를 닮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 같아. (말 돌리는 너를 보고 하하, 소리내어 웃었어)
평범한 출입구네요.
사람이 가까이 서면 자연스럽게 유리 문이 좌우로 열리는 모양입니다.
October 23, 2021 10:02PM銭谷凉風:그럼, 바로 나갈까? 아니면 뭔가 더 볼래?
October 23, 2021 10:04PM前森陽子:응? 아, 잠깐 지도라도 보고 가자. (우측 벽면에서 지도 살펴봅니다.) 혹시 길이라도 잃으면 어떡해.
HOTEL Ta-mera 핸드아웃이 공개되었습니다.
호텔의 구조를 담은 지도입니다.
아쿠아리움과 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입장 가능하다고 적혀 있네요.
October 23, 2021 10:06PM前森陽子:(흠....... 지역지도가 아니구나. 머쓱한 표정으로 좌측 검은 유리도 살펴봐요.)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운 검은 유리.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통 알 수 없습니다.
전부 유리로 이루어진 탓에, 거울처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October 23, 2021 10:07PM前森陽子:
기준치: | 70/35/14 |
굴림: | 93)">93 |
판정결과: | 실패 |
유리 가까이에 귀를 대는 순간......
지이이잉.
호텔리어 한 명이 정문을 넘습니다.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 덕분에 아무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너머는 조용하기만 하네요.
October 23, 2021 10:09PM前森陽子:(괜히 자동문 한번 흘겨봄) 저 기둥 사이에 있는 유리관도... 이거랑 같은 건가? (유리관 슬쩍 살펴봅니다.)
로비의 정중앙을 차지한 둥근 유리관. 기둥보다 훨씬 두꺼운 그 관은, 천장을 받치고 있습니다. 검은 유리는 선팅이라도 한 것처럼 안을 비추지 않아, 내용물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October 23, 2021 10:11PM銭谷凉風:뭔가... 특이한 구조라는 건 알겠어, 이 호텔.
October 23, 2021 10:12PM前森陽子:응, 그러게.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네. 이제 대충 다 둘러본 것 같은데... 슬슬 나갈까, 리온? (탓탓탓 와서 손 꼭 잡았어요.)
October 23, 2021 10:13PM銭谷凉風:좋아, 그럼... 나가 볼까? 추울 수도 있으니까 목도리 꼭 풀지 말고, 손도 잡고. (손 마주잡고 밖으로 천천히 움직입니다)
October 23, 2021 10:14PM前森陽子:... 목도리, 조금 더운데... (여전히 꽁꽁 둘러매진 채로... 같이 밖으로 나갑니다)
자동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비리고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물씬 밀려옵니다.
얕은 계단 세 칸 아래, 경사 길을 조금 내려가면...
모래사장이 펼쳐집니다.
겨울 특유의 건조한 공기.
바닷가에서부터 밀려오는 짠내와 물 비린내.
날을 잘 벼루어둔 칼바람이 모래사장 위를 내달립니다.
차라리 눈이라도 내리면 운치 있을 텐데......
눈을 닮은 흰 입김만 푸스스 번집니다.
괜히 나왔나?
후회가 고개를 들락말락.
그래도 기왕 나왔으니 조금 거닐어 볼까요.
아직 잠이 덜 깬 탓에 이토록 추운 걸지도 몰라요.
걷다 보면 나아질지도 모릅니다.
주변은 고요하고 한적해서,
곡 두 사람이 이 세계에 남은 마지막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으니까.
그저, 바다를 스치는 파도소리가 요란할 뿐입니다.
오른쪽으로 조금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에 부두가 펼쳐져 있군요.
October 23, 2021 10:19PM銭谷凉風:확실히... 조금 쓸쓸할지도 모르겠네, 겨울 바다는.
October 23, 2021 10:21PM前森陽子:응... 고요하네. 쓸쓸하기도 하고. 정말 우리 둘만 남은 것 같아. (얼굴에 스치는 찬바람에 고개 살짝 숙이면서... 모래사장 흘깃 봅니다.)
이곳의 볼거리 중 하나는 새하얀 모래사장입니다. 마치 소금으로 가득 채워둔 것처럼, 색을 잃은 모래는 창백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발아래 까끌까끌하게 굴러 들어오는 것들은 이곳이 아스팔트가 아니고, 도로가 아니며, 바다 위라는 것을 실감 나게 합니다.
October 23, 2021 10:23P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78)">78 |
판정결과: | 실패 |
......................................
여전히 날씨는 춥고, 발아래의 모래는 버석버석하네요.
심지어 발을 잘못 디딘 탓에, 신발 안으로 모래 몇 알이 끼어들었습니다.
걸을 때마다 발 아래 딱딱하고 작은 알갱이들이 밟혀요.
October 23, 2021 10:25PM前森陽子:(으아....... 모래 탈탈 털어요) 오늘 운이 안 좋네... (가게도 한번 쭉 흝어봅니다.)
October 23, 2021 10:26PM銭谷凉風:운이? 으음... 아침에 오하아사라도 확인해 보고 왔어야 했나. (괜히 자기가 미안한 듯...)
튜브 대여소, 음식점, 파라솔과 썬 비치를 빌려주는 온갖 종류의 부스가 길목을 따라 일렬로 서 있습니다. 셔터를 내리고 문을 걸어 잠근 상태이므로 방문할 수 있는 곳은 없어 보입니다.
October 23, 2021 10:29PM前森陽子:음, 아예 가게 운영을 안 하는 건가? (문 닫은 가게들 빤... 보다가 바다 쪽으로 시선 옮깁니다.)
October 23, 2021 10:29PM銭谷凉風:으음, 아마 손님이 없어서 그런 걸까... 날이 너무 춥다 보니, 관광객이 있을 시기는 아니지. (그래도 아쉽다며 따라 가게들을 봅니다)
창백한 모래사장에 흰 포말을 버리고 도망가는 파도를 따라, 물 자국이 길게 남습니다. 거친 물소리가 꼭 노랫소리처럼 들립니다. 밤에 보았던 바다는 마냥 어둡고 캄캄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꼭 그렇지도 않군요. 이른 아침의 햇살이 투명한 포면에 닿아 산산이 부서지고 찬란하게 빛납니다.
October 23, 2021 10:31PM銭谷凉風:바다... 조금만 가까이 가 볼까? 여기까지 왔는데 아쉽잖아. (추우려나, 잠깐 생각하고)
October 23, 2021 10:33PM前森陽子:새삼 느낀 거지만, 이른 아침의 바다는 정말 예쁘네. (살짝 미소 지었다가) 응, 난 좋아. 물에 젖지만 않으면 괜찮겠지.
October 23, 2021 10:34PM銭谷凉風:응, 그리고... 여기 바다는, 이소나미의 바다랑은 또 다른 느낌이랄까. 예쁘고... 고요해서 새롭네. (바다를 보고, 웃는 너를 보며 따라 웃었다가) 좋아, 너무 가까이 가지 않게 조심하자.
파도의 경계 가까이에 가면 물 아래에 깔린 모래사장과 작은 돌, 조개껍질 같은 것들이 보입니다.
파도가 몇 번이나 쓸고, 덮치지만...
깨끗하기 그지없는 물은 훤히 그 속을 비출 뿐입니다.
바닷가를 따라 천천히 걷는데,
아뿔싸!
잔잔하던 파도가 휙 고개를 듭니다.
서둘러 피하지 않으면 신발이 흠뻑 젖고 말 거예요.
October 23, 2021 10:36PM前森陽子:(뭔가 보여준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5)">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October 23, 2021 10:36PM銭谷凉風:
기준치: | 70/35/14 |
굴림: | 72)">72 |
판정결과: | 실패 |
(아뿔싸!)
파도가 거세봐야 인간의 보폭보다 훨씬 좁기 마련.
안쪽으로 크게 한 걸음 들어서자, 아슬아슬하게 요코가 딛고 섰던 곳을 쓸고 지나갑니다.
그런데...
잔잔하기에 방심이라도 했던 걸까요.
리온의 발등을 타고 순식간에 물살이 몰아칩니다.
바짓단이 완전히 젖어 축축하고, 차갑습니다.
October 23, 2021 10:38PM銭谷凉風:잠깐 넋을 놓고 있었나 봐. 살짝 젖어버렸네... (곤란하다는 듯 바지를 탈탈 털어보고) 조금만 더 돌아보고 호텔로 돌아갈까? 코코가 더 있고 싶다면, 나야 상관은 없지만...
October 23, 2021 10:40PM前森陽子:괘, 괜찮아? 차가울 것 같은데... (젖은 바짓단 봐요) 조금 멀리서 볼 걸 그랬나 봐. ... 아, 음, 그럼... 저기 있는 부두까지만 갔다가, 빨리 돌아오자. 신발이랑 양말도 갈아 신어야 할 것 같으니까.
October 23, 2021 10:42PM銭谷凉風:아냐, 괜찮아. 뭐... 오늘 날씨가 좀 춥긴 하지만, 훈련을 하다 보면 더 추웠던 날도 있었고... 애초에 내가 가까이 가자고 했으니까. (괜찮다며 작게 웃어 보이고) 응, 그럼 그렇게 할까. (함께 부두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길게 뻗은 콘크리트 길을 따라 좌우로 작은 배들이 묶여 있습니다. 거친 파도가 겹겹이 쌓아둔 테트라포드를 밀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부둣가를 따라 조금 걷다 보면, 끄트머리에 어떤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October 23, 2021 10:43P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7)">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낡은 모자를 눌러쓴 구부정한 자세.
모자 아래로 흩어진 흰 머리카락이 보입니다.
낚시를 하는 노인이네요.
이런 겨울에 물고기가 잡히기는 하는 걸까요?
October 23, 2021 10:46PM前森陽子:(이런 겨울에... 물고기가 잡히기는...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이왕 만났으니 슬쩍 말 걸어봅니다.) 저, 안녕하세요... ...
October 23, 2021 10:47PM노인:(가만히 앉아 있다가...) 응...? 관광객인가?
머리가 새하얗게 샌 노인이 부둣가 끄트머리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채,
하염없이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인은 무료하지도 않은지 그저 바다를 바라볼 뿐입니다.
낚시통은 텅 비어 있네요.
October 23, 2021 10:48PM노인:홀홀... 여기까지 젊은이들이 무슨 일인가?
October 23, 2021 10:51PM前森陽子:아, 저희... 관광객이에요. 호텔에서 묵고 있어요. (비어있는 낚시통 빤 보다가) 날이 추운데... 여기서 낚시하시는 건가요?
October 23, 2021 10:52PM노인:역시 그랬구만. (납득했다는 듯 고개 끄덕이다가... 시선에 흠칫.) 날이 추워도, 낚시는 낚시니까 말이야... 홀홀...
날이 추워서 그런가, 거... 물속도 잠잠하구만. 영 물 기미가 안 보여.
October 23, 2021 10:56PM前森陽子:아무래도... 겨울이니까요. ... 그나저나, 계속 이렇게 계시다간 감기 걸리실 텐데. 안 들어가 보셔도 괜찮으시겠어요? (걱정하는 투로 말을 잇습니다.)
October 23, 2021 10:58PM노인:허허, 이 늙은이를 걱정해 주는 겐가? 괜찮어, 괜찮어. 아직 건장한 청년이니 말이야, 홀홀홀... (뻔뻔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퍽 건강해 보입니다)
그리고... 역시 겨울 낚시가 제맛이니 어떻게 들어갈 수 있겠나. 겨울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도 못하는 것들이 낚이곤 하니 말이야. 궁금하지 않나, 아가씨? 홀홀...
October 23, 2021 11:00PM前森陽子:건간해 보이시는 건 다행이지만, 그래도 조심하셔야 해요. (잠자코 말 듣다가) 상상도 못하는 것이라면...?
October 23, 2021 11:01PM노인: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라던가, 끔찍하게 커다란 문어라던가, 은색으로 빛나는 새우 같은 것들이 잡히지. 그것들이 생긴 것은 조금 괴랄해도, 맛은 또 끝내준다니까. 소문이다만,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도 산다더군.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농담이라며 허허 웃습니다. 정말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가 어디 있겠냐며.)
October 23, 2021 11:03PM前森陽子:사람의 얼굴.......? ...... 커다란 문어......? (어벙........) 정말 그런 게 겨울 바다에서 잡히나요?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라면... ... (피라냐... 같은 건가? 중얼거리다가, 농담이라는 말에 표정 좀 풀어집니다.)
October 23, 2021 11:06PM노인:홀홀... 순진한 아가씨구만. 하지만 겨울 바다란 것은 원체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이니, 어쩌면 진짜일지도 모를 일이지... (저 멀리 바다를 쳐다보다가) 이 바다에서 몇 년이나 지내고, 회를 썰며 살았지만... 아쉽게도 내가 그것을 본 적은 없으니 소문일 거라고는 생각하네만... 어쩌면, 운좋게 그것을 마주하는 이가 생길지도 모르겠어. 홀홀, 그건 운이 나쁘다고 해야 하나?
끔찍하고 괴랄한 것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생각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아침이었던가요, 리온이 먹었던 푸른 생선 회...
그것도, 그런 소문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October 23, 2021 11:09PM前森陽子:(다시 또 불안해짐... 리온 힐끔 봐요.) 저기, 할아버지. 혹시 생선 중에 푸른 속살을 가진 생선도 있나요? 아니면 푸른색 회라거나.
October 23, 2021 11:10PM노인:으잉? 회가 시퍼렇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회를 썬 지 어언 50년이 다 되어가네만, 그런 회는 없어. 물고기 살점 색이야 다 거기서 거기지. 붉거나, 희거나, 투명하거나. 예끼, 그릇이나 빛 때문에 잘못 본 것은 아닌가?
October 23, 2021 11:12PM前森陽子:(큰일 났다..... 불안감max 찍음) 그으... 렇겠죠? 빛 때문에 잘못 본 거라면 다행이겠지만... ...
October 23, 2021 11:13PM노인:그게 아니라면... 역시...... 상한 것 아니겠나? 누가 그런 걸 먹은 모양이지?
October 23, 2021 11:15PM前森陽子:(역시 상한 거였나 봐... 호텔 돌아가서 리온 약부터 먹이는 생각함) 아, 네. 제 애인이 아까 아침에 그런 걸 먹었던 것 같아서... 그럼, 우선 가볼게요.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일찍 들어가세요, 할아버지.
October 23, 2021 11:17PM노인:흐음...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날 것을 먹을 땐 조심해야지. (쯧, 하고 혀를 차더니 두 사람을 보내줍니다) 아무튼, 여기까지 온 거... 겨울의 바다를 잘 즐기고 가게나. 홀홀...
노인을 뒤로하고 호텔로 돌아가려 하면...
October 23, 2021 11:17P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85)">85 |
판정결과: | 실패 |
(ㅠ)
노인의 낚싯대가 크게 휘청이더니,
맥없이 튕겨 나옵니다.
끊어진 낚싯줄이 달랑달랑 흔들립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물고기가 떡밥만 물고 도망간 모양이에요.
October 23, 2021 11:18PM노인:아이고, 아이고!
노인이 낚싯대를 움켜쥐고 한탄합니다.
참 안타깝지만... 저희의 잘못은 아닐 겁니다.
그렇죠?
October 23, 2021 11:19PM銭谷凉風:...일단, 슬슬 돌아갈까? (노인분 눈치 보며...)
October 23, 2021 11:19PM前森陽子:(앗......................... 죄송............................) 응, 빨리 가자...... (리온 손 잡고 탓탓탓 가요)
노인을 등지고 부둣가를 걸어온 만큼 다시 되돌아갑니다.
여전히 파도는 성급하고,
엉망으로 흔들립니다.
파도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리온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예요.
괴팍한 바닷가를 따라 걷자니, 노인의 이야기가 다시 떠오릅니다.
사람을 홀리는,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라니......
괜히 등골이 오싹하네요.
파도소리 사이로, 무언가 기묘한 울음소리가...
October 23, 2021 11:20PM前森陽子:
기준치: | 70/35/14 |
굴림: | 43)">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들릴 리 없죠.
귀를 기울여도 들리는 것이라곤 거친 물소리와 밭은 숨소리뿐입니다.
......숨소리?
괴로운 숨소리는 분명,
리온의 것입니다.
고개를 돌리면, 리온이 추위에 떨며 앓는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잠깐 사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은 꼭 시체의 것처럼 보입니다.
간헐적으로 끊어지는 호흡은 심상치 않습니다.
눈이 마주치는 것과 동시에 핑, 급격한 겨울 바람에 리온이 바닥으로 쓰러집니다.
갑자기 왜?
역시 아침에 먹었던 것이 좋지 못했던 걸까요?
아니면 바람이 너무 차서?
추위에 시달린 걸까요, 역시.
October 23, 2021 11:26PM前森陽子:... 리온? (바닥으로 쓰러지는 리온에게 황급히 다가갑니다.) 괜찮아? 어, 어디 아픈 거야? 역시 아까 먹었던 것 때문에... ...
요코, 당신이 쓰러진 리온에게 다가가면...
리온은 당신의 손을 붙잡고 휘청이며 겨우 일어나나 싶더니,
새하얗게 질린 손을 뻗어 다짜고짜 당신을 붙잡고,
그대로 끌어당겨 제 품 속에 가두듯 안습니다.
힘이 센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쩐지 평소보다도 더 강한 느낌이에요.
October 23, 2021 11:30PM銭谷凉風:코코, 잠... 잠시만, 이러고 있어 줄래...? (목구멍을 타고 나온 숨이 너무도 차갑습니다. 마치, 겨울 바다의 짠내를 품고 닥쳐오는 바람처럼. 아니, 어쩌면 그보다도 더...) 몸이, 차가워서... 네 온기가 필요해, 요코. 조금만, 그러니까 조금만......
조금만 이렇게 안고 있자, 제발...... (종내에는, 거의 흐느끼듯 이야기합니다. 떨쳐내지 말아 달라고. 닿은 몸은 너무도 차갑고, 평소의 포옹과 달리 애정이나 낭만을 찾기란 어려운 모습입니다.) 차가워, 요코. 바람도, 나도, 바다도... 너만이, 너무도 따뜻해서...
October 23, 2021 11:53PM前森陽子:... 리온? (갑작스럽게 끌어당긴 채, 당황한 낯으로 말을 잇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느낌에 몸은 그대로 얼어붙어 있습니다. 원래 힘이 센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끌어안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겨울 바다에서 닥쳐오는 바람 같은. 아니, 그보다도 더욱 차가운 숨결이 피부에 닿자, 몸을 살짝 움츠립니다.) ... 잠깐, 리온. 그러니까... (왜?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은 차마 발화하지 못합니다. 언뜻 닿은 몸이 무척이나 차가웠기에. 그저 손을 뻗어 마주 힘껏 안아주는 행동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평소의 포옹과는 확연히 다른, 마치 마치 날카로운 겨울바람 같은 포옹을 전부 끌어안습니다.)
October 24, 2021 12:04AM銭谷凉風:미안해, 하지만...... 지금, 네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아. 미안해, 제발... (냉기가 어린 외투 위로 여린 네 피부가 닿으면, 평소 같았으면 아프진 않을까, 춥진 않을까 걱정했을 본인이건만. 지금은 차마 거기까지 생각할 여력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은 춥고 상대가 따뜻하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이 뇌리를 잠식했던가요. 새하얗게 핏기가 가신 낯에서 평소의 생기란 찾아보기 어려웠을 터. 이성이 마비되었음에도 한켠에 자리한 마음이, 상대를 향한 감사함과 애틋함을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호흡에서부터 차츰 온기를 되찾습니다.) 코코, 내 소중한... 떨쳐내지 않아 줘서 고마워, 나를, 안아 줘서...
October 24, 2021 12:30AM前森陽子:(두꺼운 외투 위로 올라오는 냉기에서, 묘한 느낌을 받습니다. 평소라면 따뜻한 온기가 닿았을 터인데. 대체 무엇이 당신을 이리도 차갑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고개를 들고. 마주 끌어안은 손을 거두어 새하얗게 핏기가 가신 얼굴을 쓸어봅니다. 여름의 햇빛을 품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눈이, 오늘따라 이질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은 착각이었을까요. 점차 온기를 되찾는 모습을 눈에 마저 담자, 그제서야 안심한 듯 표정이 풀어집니다.) 고마워해야 하는 일은 아니야.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거니까. (나아진 것 같아 다행이야. 작게 중얼거리며 품 속으로 파고듭니다.)
October 24, 2021 12:33AM銭谷凉風:...미안해, 정말...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그냥, 그냥... 추웠어. 너무 차가워서, 코코를 안으면 조금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변명하듯 긴 문장이 호흡을 따라 흘러나옵니다. 여전히 파리한 안색이지만, 아까보다는 한결 나아보이는 낯으로... 곤혹스러운 듯 당신을 마주합니다. 미안함에, 힘을 풀고 부드럽게 당신의 등을 쓸어내리면서, 미안하다고, 또 고맙다고 한참을 웅얼거립니다.) ...날이 너무 추워서 그랬나.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역시, 호텔로 돌아가는 게 좋겠지?
October 24, 2021 12:45AM前森陽子:리온이 괜찮아졌으면 됐어. ... 응, 그냥 겨울바람을 맞았다고 하기엔 피부가 지나치게 차가웠으니까.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손길에, 찰나의 긴장이 풀린 듯 옅게 숨을 내쉽니다. 그리고, 다시금 얼굴을 들어 당신을 마주합니다.) 지금은... 정말 괜찮은 거 맞지? (아까보단 나아진 듯싶지만, 여전히 파리한 안색을 걱정스러운 낯으로 쳐다봅니다.) 응, 그래야지. 리온, 아직도 좀 추워 보이는데...... 호텔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몸 좀 녹이는 게 좋겠다. 아쿠아리움이랑, 전시회는... 음, 좀 뒤로 미룰까.
October 24, 2021 12:49AM銭谷凉風:(마주한 얼굴에 잠시의 죄책감과 함께 고개를 드는 애정이 참으로 간사해서, 당신의 뒤로 펼쳐진 바다를 보며 씁쓸한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스스로를 향한 자책이 이어질 참에, 들려온 목소리에 퍼뜩 시선을 돌려 상대를 응시합니다.) 그렇게 아픈 것도 아니고, 엄청 불편한 것도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마... 괜찮을 거야, 안으로 들어가면. 일단... 응, 들어가 보자. 적어도 실내는 바닷가보다 따뜻할 테니 상태도 금방 괜찮아지겠지. 상태를 보고, 이후 일정을 결정하자. 괜찮을까? (저로 인해 여행이 망쳐질라, 걱정하는 모습이 겉으로 모두 드러났던가)
October 24, 2021 12:59AM前森陽子:뭐야, 그게... 아마라니. (살짝 뚱해진 낯으로 당신을 응시했습니다.) 들어가서 약부터 먹어. 캐리어에 비상용으로 몇 개 챙겨왔으니까... ... 응, 그럼... 얼른 들어가자. 계속 있다가는 분명 또 추워질 거야. 일정이 망쳐지는 건 딱히 상관없어. 건강이 우선이잖아. 리온이 아픈 건 처음 봐서... 더 걱정이 되기도 하고. ... 그럼, 들어가자. (당신의 손을 꽉 잡은 채, 호텔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October 24, 2021 1:01AM銭谷凉風: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도 사람이고, 어떨 땐 아프기도 하는 거니까... 그래도, 코코의 말을 들으니 앞으로는 더 건강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응, 힘낼게. (조금 기운을 차린 듯 평소처럼 장난스럽게 웃으며 이야기했고) 같이 가자, 코코. (새삼스러운 말을 뱉더니만, 낯간지러운 듯 손을 꼭 잡은 채 걸음을 맞춰 안으로 들어갑니다.)
두 사람은 호텔로 돌아옵니다.
모래사장을 거슬러 올라가는 동안, 리온도 기운을 좀 차린 모양입니다.
파도는 여전히 사납고 성급하지만,
여기까지 닿을 수는 없을 테니...
걱정할 필요 없겠죠.
리온은 왜 그랬던 걸까요?
어딘가 아팠던 걸까요?
낯색이 조금 흰 것을 빼면,
잠잠한 얼굴은 평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마치... 그런 일은 없었다는 것처럼.
낮은 계단을 오르면 호텔의 문이 스르르 열립니다.
문 너머를 확인한 순간,
낮은 탄성이 새어 나옵니다.
로비는 온통 푸르스름한 물결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바닥의 반질반질한 대리석 위로 흩어지는 둥근 곡선들,
새벽 하늘처럼 창백한 색으로 천장을 물들인 푸른 조명,
빛이 부딪히고 쪼개지며 산산이 부서지는,
찬란한 광경......
로비의 벽면을 대신하던 검은 유리들은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투명하게 너머를 내보입니다.
커다란 수조 안으로 조명이 흔들리며 물결을 따라 헤엄칩니다.
은색의 비늘을 가진 물고기들이 쏜살같이 눈앞을 지나가고,
그 뒤를 따라 느릿하게 해파리가 흐느적거립니다.
종이처럼 펄럭이는 납작 가오리,
휘적거리다시피 긴 집게를 휘두르는 키다리 게.
새파란 몸체의 블루탱까지...
꽤 그럴싸한 구성이네요.
마치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익숙한지,
물고기들은 이쪽에 관심도 두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느라 바쁩니다.
아스라이 흩어지는 물방울들은 덧없습니다.
바닥에 깔린 산호는 알록달록하지만...
푸른 물 속에 잠겨 창백하게 보일 뿐입니다.
유리 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
October 24, 2021 1:07A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41)">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금색의 길고 납작한 몸체를 가진 물고기가,
저 아래의 돌더미 사이를 비집고 나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비늘은 황금색에 가깝습니다.
잉어와 닮은 얼굴은 평범에 가깝지만,
유난히 눈에 들어오네요.
October 24, 2021 1:08A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53)">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황금색의 비늘을 가진 물고기의 이름은 금룡어입니다.
배 아래에 달린 지느러미라거나,
치맛자락처럼 생긴 꼬리 지느러미가 퍽 익숙하거든요.
만나면 행운과 부를 가져다준다는 이야기가 있는 녀석이죠.
October 24, 2021 1:11AM前森陽子:(호텔에 들어오자 보이는 광경에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보고만 있다가, 흩어지는 물방울들 사이로 보이는 금색 물고기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이 물고기, 분명 이름이 금룡어였던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하던데, 뭔가 좋은 일이 생기려나.
October 24, 2021 1:14AM銭谷凉風:아까 나갈 때도 봤던 로비인데, 꽤 새로운 느낌... (중얼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가, 네 말에 금룡어로 시선을 돌렸어) 코코는 똑똑하네. 응, 멋있어. (바보 웃음) 정말 이 물고기가 행운을 가져다 줄지 모르겠지만, 남은 시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드네. 그러니까... 부탁해, 작은 물고기 씨?
유리 안 물고기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로비 중앙의 검은 유리관이었던 것 역시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 이것도 수조였던 모양이에요.
산호와 수초가 평화롭게 수면을 따라 몸을 흔들며 춤을 춥니다.
작은 물고기와 소라 몇 마리가 사는 걸 빼면 허전해요.
마치...
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한 것처럼.
말가니 아쿠아리움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리면,
파란 조명이 창백히 내려앉은 리온의 얼굴이 보입니다.
닿는 손가락의 창백한 체온이...
무언가 이상합니다.
조명 탓이라면......
리온의 손이 이토록 차가울 리가 없습니다.
겨울 날씨에 얼어 붙었다기엔,
실내는 지나치게 따뜻합니다.
리온은 손뿐만 아니라 어디를 만져도 얼음처럼 차디 차며,
안색 또한 새파랗습니다.
조명 탓이 아닙니다.
마치, 부두에서의 찰나처럼...
희미하게 어깨를 떨던 리온은 곧,
...
다시, 당신과의 거리를 좁힙니다.
닿는 몸이 온통 차갑습니다.
아까처럼, 그저 리온을 받아주고 있을 건가요?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는 떨어지려 하지 않습니다.
차디찬 손끝으로 당신의 손을, 손목을 한참이나 붙잡고 있던 그는...
연신 추위를 호소합니다.
아, 아무래도 여기 있는 건 안 되겠어요.
당신은 어렵사리, 그를 데리고 객실로 돌아갑니다.
방에 도착할 때까지도 리온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차가운 걸까요?
창백한 낯빛이, 서늘한 체온이, 건조한 촉감이...
꼭 시체처럼 느껴집니다.
말하기 미묘한 공포감, 불쾌감과 함께 문을 열면.
아침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객실이 보입니다.
객실 내부는 딱 기분 좋은 온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리온도 누워서 쉬고 나면 괜찮아질지 몰라요.
어딘가에 상비약이 있을 것 같은데......
짐작가는 곳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드는 순간,
October 24, 2021 1:22A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69)">69 |
판정결과: | 실패 |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리온이 입을 맞춥니다.
그 입술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 죽은 이의 것을 닮은 온도 때문이겠죠.
입술뿐만 아니라 입안조차 건조하고, 삭막하게 말라 있습니다.
입술이 부딪혔다 떨어지고,
몇 번을 반복하고서야......
천천히 입술의 온기가 옮겨가기 시작합니다.
그뿐일까요, 점차 사람의 것처럼 물기를 머금기 시작합니다.
아, 이래서야...
마치, 당신의 것으로 채워진 것만 같습니다.
아차, 하는 사이 발을 헛디뎌 리온의 무게에 짓눌립니다.
딱딱한 바닥이 닿고,
시야에 들어차는 것은...
오직 리온, 한 사람입니다.
뒤에서 천천히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띡, 띠디딕.
이 전자음은 분명, 자동으로 잠금쇠가 돌아가는 소리일 테죠.
문은 잠겼고, 방 안에는 두 사람뿐입니다.
바깥과 단절된 방.
눈이 마주치자 기묘한 침묵이 흐릅니다.
잠시 떨어진 리온이 낮게 잠긴 목소리로 속삭입니다.
October 24, 2021 1:26AM銭谷凉風:더, 원해. ...마시고 싶어.
무엇을?
생각하기도 전에 다시금 입술이 닿습니다.
온기가 옮겨가고, 타액이 넘어가면 그에 만족한 듯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거리를 좁혀옵니다.
October 24, 2021 1:30AM銭谷凉風:코코, 나... 참을 수가 없어, 목이 타, 목이 말라. ...그러니까, 도와주지 않을래? (조금만 움직이면 다시금 입술이 닿을 거리에서, 평소와 달리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묻습니다. 답을 들을 여유도 없다는 듯 침잠한 눈빛과 달리, 점차 말라가는 입술을 깨물어가며 겨우 이성을 잡는 모습이 퍽 모순적입니다. 지금은 참아내고 있지만, 어쩌면...) 제발, 코코... 내가 더 이상 네게 잘못을 만들지 않을 수 있게. ...허락해 줘, 나는... 너를, 네 숨을, 모두 원해.
October 24, 2021 2:13AM前森陽子:... 잠, 잠깐만. 리온. (창백한 체온과 같은, 얼음장같이 서늘한 입술의 온도가, 삭막하게 마른 건조한 입안의 이질적인 느낌이 아직까지 제 입술에 남아있는 듯했습니다. 몇 번을 거듭할수록 점차 옮겨 저가는 온도, 머금기 시작하는 물기가.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무엇을? 내뱉지 못한 말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고, 다시금 입술이 맞물리자 눈을 질끈 감습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다가, 이내 떨어질 때가 돼서야 참았던 숨을 터뜨립니다.) ... ... 내가, 이걸, ... 허락해 준다면, 어떻게 되는 거야?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벙긋거리다가, 평소와는 다른 당신의 침잠한 눈빛을 마주하곤 이내 꾹 다뭅니다.) ... ... 좋아. 원한다면, 전부... 가져가.
October 24, 2021 2:30AM銭谷凉風:(허락하면 어떻게 되는 거냐는 질문, 그에 대한 답을 뱉어내기도 전에 쏟아진 원한다면 모두 가져가도 좋다는 허락. 그 짧은 두 문장이 어찌나 기꺼운지, 어찌나 달콤한지. 그 어떤 감각보다도, 자신의 인내심을 자극하는지. 제게 이리도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이에게 눈물나게 미안하면서도, 결국 제 욕망에 져버려 차마 그 호의를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눈앞이 핑글 돌 정도로 참았던 갈증, 갈망이 상대의 허락 아래 이성을 잃었던가요. 상대가 지니고 있을 그 모든 열기, 타액, 어쩌면 감정까지도. 모든 걸 삼키려는 듯 거칠게 당신의 입술을 탐합니다.) 코코, 나... 죽을 것만 같아, 끝없이 목이 마르고, 숨이 차는데. (잠시 떨어졌던 두 입술이 다시 맞닿고, 처음의 건조한 스킨십과 달리 어느 정도 물기를 머금은 두 피부가 겨우 떨어지면,) 네 숨이, 네 모든 것이, 그리고 네가. ...나를 살아 있도록 만들어. 그래서, 지금... 네가 필요해. (입술뿐만 아니라, 서로 닿아 있던 피부로 체온이 일시적으로 옮겨붙었다가, 다시금 싸늘해집니다. 아직 부족하다는 듯이.) ...뜨거워. 목이 아직도 말라가는 것 같아. 그러니, ...코코, 날 위해... 울어줄 수 있어?
December 11, 2021 11:25PM前森陽子:(시선이 맞닿는 순간 시간이 멈추는 듯했습니다. 아직 서늘할 정도로 시린 온기를 체감하듯 당신의 뺨을 어루만집니다. 여전한 냉기가 맞닿은 손을 감싸 안음에도 불구하고, 제 모든 온기를 당신에게 주겠다는 듯이.) (다시 한번 맞물린 입술과 거칠게 뒤엉키는 살덩이가, 더운 숨을 내뱉게 합니다.) ... 내가, 그랬잖아. 원한다면 전부 가져가라고. (나로 인해 네가 살아갈 수 있고, 다시금 온기를 되찾게 된다면.) 그거면 됐어, 충분해... (목소리의 끝이 떨립니다. 쉽게도 젖은 눈을 보이며, 당신에게 옅은 웃음을 보입니다.) ··· ···. (뺨을 어루만지던 손에서 느껴지는 순간의 체온. 아직 부족하다는 듯, 서늘해지는 피부를 끌어안고... 툭, 눈물이 떨구었습니다.)
December 11, 2021 11:49PM銭谷凉風:(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는 손길에, 그 온기에. 절로 제 뺨을 비비적댑니다. 아, 정말 모든 걸 가져가라는 듯한 이 온기에 중독이라도 될 것 같습니다. 툭, 떨어지는 몇 방울의 눈물로 제 손가락을 뻗어 닦아줍니다. 제 손끝에 맺힌 상대의 눈물을 잠시간 바라보다가,) 나는 늘, 어쩌면... 네게... 미안한 일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내가 아직 어려서일까, 자꾸 네게 어리광을 부리려는 걸지도 모르지. 이런 나라도, 내 어리광이라도... (그 잠깐의 말을 쏟아냈다고 해서, 또 속이 한참 탔습니다. 미안,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가 웅웅거리듯 입가에서 떠나고 나면, 제 손끝에 매달려 있던 상대의 눈물을 제 입가로 가져갑니다. 그 조금의 체액이 그리도 달콤하다는 듯, 마치 한 방울의 눈물이 속에서 일어난 불을 꺼트리기라도 한 듯...) 이상하지, 내가... 내가 아니게 된 것 같아. 그러면서도, 오직 너만을 바라고 있어서... 붕 뜬 것 같은 기분이야. 이렇게 차갑고, 이렇게 추운데... 너무 뜨거워서, 불이라도 옮겨붙은 것처럼. (제 서늘한 코와 상대의 말랑한 코를 맞대더니, 슬금슬금 입술을 다시 맞춰옵니다. 사랑이 담긴 행위라기보다는, 마치 상대의 체액만을 탐하는 행위. 맞닿은 입술을 통해 목구멍이 꿀렁이며 무언가를 삼키는 듯한 진동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면, 착각일까요?)
입술이 한참을 맞닿아 있다가, 떨어지고 나면...
설명하기......
부끄러운 무언가가, 리온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갑니다.
젖은 입술 사이로 새어나온 것은, 당신의...
맛이 어땠는지는 구태여 묻고 싶지 않습니다.
리온은 만족감에 겨운 얼굴로 이내 환하게 웃더니,
......
눈물?
왜?
어딘가 아프기라도 했던 걸까요?
아니면, 뭔가 문제라도 생긴 걸까요?
아니라면......
이유를 묻기도 전에, 뺨을 타고 떨어진 그것이 손끝에 닿습니다.
감촉을 따라 시선을 내리면,
희고 영롱한 것이 보입니다.
한 점의 상처도 없는 매끈한 표면과, 은은하게 도는 광택......
오래 지나지 않아, 요코는 그것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리온이 흘린 것은 눈물이 아니라 진주였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목격한 요코,
December 11, 2021 11:58P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75)">75 |
판정결과: | 실패 |
마에모리 요코, 이성 2)+3">5 감소.
December 12, 2021 12:02A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93)">93 |
판정결과: | 실패 |
요코, 당신은 지금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충격을 받건 말건, 리온은 한껏 기분 좋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December 12, 2021 12:04AM銭谷凉風:......좋았어, 코코. 그리고... 미안, 정말... (정신이 나갔었나봐, 하고 낮게 덧붙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리온의 뺨은 발그스름하고,
체온은 적당히 미지근해서......
기분만 아니라, 컨디션 또한 무척이나 좋아 보입니다.
December 12, 2021 12:09AM前森陽子:내가 먼저 해도 괜찮다고 한 거니까... 그보다도, 이제 괜찮은 거야? (볼이랑 얼굴이랑 이곳저곳 만져봅니다.)
December 12, 2021 12:10AM銭谷凉風:으응, 응... (여전히 미안하다는 듯 눈을 꿈뻑꿈뻑, 느리게 반복하더니.) 아무리 괜찮다고 했어도, 내가 너무... 나만 생각했던 것 같아서. ...키스, 너무 거칠진 않았어...?
December 12, 2021 12:18AM前森陽子:(풀 죽은 아기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괜찮다니까. ... 솔직히 말하자면, 딱히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
December 12, 2021 12:21AM銭谷凉風:...그럼 좋았어, 코코? (어쩐지 조금 불안해 보이기도 하고, 미안해 보이기도 하고. 복잡한 낯으로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그저 괜찮은 정도로는 여전히 미안하다는 듯,)
December 12, 2021 12:26AM前森陽子:(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을 옆으로 피하곤, 한참을 침묵하다가... 툭 내뱉습니다.) ... 그, 그거... 내 입으로 말해야 해? 조금, 부끄러운데... (좋았어, 작게 덧붙이곤.)
December 12, 2021 12:29AM銭谷凉風:...좋았다고 하면, 다행이야. (휴우, 겨우 한숨을 쉬더니 웃음을 되찾는 듯 보입니다. 잠시 후, 자신의 말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이었나 깨달은 듯 두 볼이 홧홧해졌지만...) ...핫핫, 방이 좀 더운 것 같은데... 미술관이라도 보러 나갈까?
December 12, 2021 12:35AM前森陽子:(마주 웃어줍니다.) 으, 응. 그러게. 괜히 좀 덥네. (두 볼 홧홧해진 리온 봄... 귀엽다고 생각했어요) 그럼, 잠깐 미술관이라도 둘러보고 돌아올까.
December 12, 2021 12:37AM銭谷凉風:(웃는 너를 보고서야 완전히 긴장이 풀린 듯 환하게 웃었고.) 응, 그럼... 나는 잠시 화장실에서 세수만 좀 하고 올게. 아무래도... 얼굴이 좀 뜨거운 것 같아서. 코코도 필요하다면... 내가 다녀오고 가면 될 것 같은데, 어때?
December 12, 2021 12:47AM前森陽子:응. (환히 웃는 당신을 바라보다가,) 아, 잠깐만. (불러 세우곤 까치발 들어 짧게 입 맞춰줍니다.) 갔다 와. 나는 괜찮을 것 같으니까. (아마... 작게 덧붙였어요.)
December 12, 2021 12:49AM銭谷凉風:(가볍게 뽀뽀 받고 낮게 웃더니 샤샥 화장실로 들어갑니다)
리온이 화장실로 들어가고 나면,
방에는 요코, 당신 혼자 남습니다.
잠시 시간이 날 것도 같은데...
방이라도 조금 둘러볼까요?
어제는 바빠서 제대로 둘러보진 못했으니까요.
December 12, 2021 12:51AM前森陽子:(방이라도 조금 둘러볼까... 일어나서 터벅터벅 액자부터 살펴봅니다)
부드러운 크림색의 테두리를 가진 커다란 액자.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흰 여인의 흉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무 것도 차려 입지 않은 여인은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빗어내리며, 비스듬히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주위로 절벽처럼 헌난한 바위들이 서 있고, 녹색과 파란색, 흰색, 검은색을 섞어 칠한 바다의 표면이 불안하게 흔들립니다.
December 12, 2021 12:55AM前森陽子:(어딜.... 바라보는거지? 그냥 바다를 쳐다보고 있는 건가?)(자세히 살펴보다가... 의자랑 테이블 쪽으로 시선 옮깁니다.)
옅은색의 원목 테이블. 고작 하룻밤을 머물렀기 때문에 테이블 위는 깨끗합니다만...... 함께 나누었던 식사는 아직 그래도 남아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한담?
December 12, 2021 12:58AM前森陽子:(아깝당... 하나 냠 집어먹음) (협탁도 기웃기웃 살펴봐요)
하나를 냠 귀엽게 집어먹으면...
December 12, 2021 12:59AM前森陽子:(별로귀여운것같지는않지만)
협탁으로 고개를 돌리기 전, 반짝하고 무언가 빛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December 12, 2021 1:00AM前森陽子:(응?! 후다닥 살펴봐요)
December 12, 2021 1:01A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68)">68 |
판정결과: | 실패 |
(...................) 눈에 뭐가 들어갔나.............
튀김 부스러기와 토마토 꼭지, 빵가루... 포크와 나이프, 스푼까지... 별달리 눈에 들어오는 건 없네요.
아마 식기에 빛이 반사된 모양이에요.
December 12, 2021 1:03AM前森陽子:(................이럴수는.) (눈 다시 부릅뜨고 한번더살펴볼순없나요?)
흠......
December 12, 2021 1:04A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52)">52 |
판정결과: | 실패 |
(아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7)">87 |
판정결과: | 실패 |
와진짜
(포기함. 저벅저벅 창문 쪽으로 가서 밖 한번 살펴봅니다.)
흰색 커튼이 얌전히 창을 가리고 있습니다. 커튼을 걷고 창밖을 보면, 아침에 보았던 바다의 풍경이 다시금 눈에 들어올 것 같네요. 아침이 밝은 탓인지 산책하는 이가 하나둘 보일 수도 있겠어요.
December 12, 2021 1:08AM前森陽子:밖에 안 추우려나. (침대에 풀썩 앉았어요)
넓고 푹신푹신한 침대. 침대가 넓다 못해 어찌나 광활한지, 셋이 누워도 거뜬할 정도입니다. 누군가 옆에 눕더라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스프링이 탄탄하네요. 바스락거리는 천의 소리마저 기분이 좋습니다.
December 12, 2021 1:12AM前森陽子:... 엄청 넓네. (한번 털썩 누워봤다가... 벌떡 다시 일어났어요.) 리온, 아직 멀었나? (욕실 쪽 가봅니다.)
욕실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December 12, 2021 1:14AM銭谷凉風:앗, 오래 기다렸어?
뽀송해져서 욕실을 나오는 리온과 마주칩니다.
December 12, 2021 1:15AM前森陽子:(방금 목욕하고 나와서 털이 뽀송해진 아기 강아지다) 응? 아니, 괜찮아.
December 12, 2021 1:17AM銭谷凉風:내가 너무 늦게 나온 건 아닐까 싶은데... (미안하다는 듯 제 목덜미를 만지작거리다가) 그럼, 나갈까? 아니면 코코도 조금 씻고 나올래?
December 12, 2021 1:19AM前森陽子:리온이 욕실에 있는 동안 호텔 방을 좀 살펴봐서... 딱히 오래 걸렸다는 느낌은 없었어. (뽀송해진 리온 까치발 들고 쓰다듬었어요) 응, 슬슬 나갈까.
December 12, 2021 1:21AM銭谷凉風:(네가 쓰다듬기 편하게 키 맞춰주고는) 좋아, 미술관이라... 미술 관련으로는 정말 아는 게 없어서 가 본 적이 없거든, 미술관. 그래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을지도... (신난 듯 네 손을 잡고 방을 나섭니다)
December 12, 2021 1:23AM前森陽子:응. 나도 미술관은 자주 가본 적도 없고... 아는 것도 없어서 더 기대되는 것 같기도 해. (손 마주 잡고, 나가기 전 입구 슬쩍 살펴봅니다.)
흰 벽과 어울리는 옅은 색감의 문입니다. 특별한 건 보이지 않네요.
December 12, 2021 1:25AM前森陽子:(그렇군용... 그럼 리온이랑 같이 밖으로 나가요)
리온은 요코의 손을 잡고 객실을 나섭니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내내 즐거운 기색이 가득합니다.
7층, 6층, 5층, 4층......
천천히 한 층, 한 층을 내려가는 동안 엘리베이터에 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오직 두 사람뿐이에요.
어쩐지 리온은 평소보다 더 당신과 붙어 있으려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같네요.
아까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2층에서 멈추자 천천히 문이 열립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인어입니다.
2층까지 이어져 있는 정중앙의 원형 수조에서는,
놀랍게도......
인어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상반신은 여인, 하반신은 물고기의 것과 같은......
호텔, 미술관, 그리고 인어.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배치입니다.
그것 또한 전시품이 아니라면!
아니, 그 이전에...
실존하는 존재이긴 한 건가요?
물결을 따라 흔들리는 긴 머리카락, 어색하게 움직이는 물고기의 꼬리, 입가에 매달린 호흡기.
아, 인어가 아니라......
스킨 스쿠버였군요.
인어를 흉내낸 이가 원형의 유리관을 위아래로 헤엄칩니다.
들뜬 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중앙의 유리관에 찰싹 붙은 아이는 스킨 스쿠버에게 연신 손을 흔듭니다.
스킨 스쿠버가 부드럽게 헤엄치며 얇은 유리 너머로 꼬리를 흔듭니다.
어린아이라면 홀딱 넘어갈 광경이죠.
December 12, 2021 1:32AM前森陽子:
기준치: | 70/35/14 |
굴림: | 21)">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종달새 같은 아이의 목소리를 따라 부모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아이 옆에 선 부모는 나란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December 12, 2021 1:33A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29)">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렇게 쓰여 있어."
......그렇다는 것은 아마, 무언가를 읽고 있다는 것이겠죠.
어깨 너머로 슬그머니 바라보면,
부부가 읽고 있는 팸플릿이 눈에 들어옵니다.
미술관 같은 곳에는 으레 있기 마련인.
문 옆에 선 스탠드에는 팸플릿이 열과 행을 맞추어 꽂혀 있습니다.
December 12, 2021 1:35AM前森陽子:(원형 수조 안에서 헤엄치는 인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팸플릿이 있나 보네. 한번 볼까? (후다닥 가서 팸플릿 가져옵니다.)
December 12, 2021 1:36AM銭谷凉風:응, 미술관 같은 곳을 관람하려면... 역시 미리 보는 게 좋겠지. (백허그 하듯 안은 상태로, 요코의 머리 너머로 보이는 팸플릿을 슬쩍 훑어봅니다)
팸플릿 핸드아웃이 공개되었습니다.
호텔 안내 데스크에서 발견한 플래카드와 똑같은 디자인, 내용의 팸플릿이네요.
뒷면에도 무언가 쓰여 있는 것 같은데...
December 12, 2021 1:40AM前森陽子:응. 여러 가이드도 함께 적혀 있으려나? ... 그러고 보니, 아까 본 플래카드랑 똑같네. (뒷면 뒤집어봅니다.)
December 12, 2021 1:40AM銭谷凉風:으음, 보통은 그렇지 않나... (눈만 깜빡이며 팸플릿을 바라봅니다)
뒷면을 보면, 전시회의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재해석한 미술 전시회인 모양이에요.
작가의 이름과 함께 짤막한 작가의 말이 적혀 있습니다.
팸플릿-뒷면 핸드아웃을 공개합니다.
December 12, 2021 1:46AM前森陽子:
기준치: | 5/2/1 |
굴림: | 56)">56 |
판정결과: | 실패 |
아~ 알 것 같아요.
이런 이름의 화가는 들어본 적이 있었죠.
요즘 신예로 떠오르는 화가라고 하던데......
예술에도 조예가 깊은 스스로에게 감탄하게 됩니다.
어쩐지 아는 척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요.
December 12, 2021 1:47AM前森陽子:(뭔진 모르겠는데 일단 알 것 같음) 요즘 신예로 떠오르는 화가라고 했던가? 리온은, 혹시 알고 있어?
December 12, 2021 1:48AM銭谷凉風:으음, 아니...... (고개 기울이고) 잘 모르겠네. 코코도 알겠지만, 나... 그렇게 똑똑한 편은 아니라서. 음악가면 몰라도, 미술가 쪽은 전혀 몰라. (머쓱한 듯 제 볼을 긁적입니다)
December 12, 2021 1:51AM前森陽子:몰라도, 지금부터 알아가면 되겠지. ... 실은, 나도 잘은 몰라서. (템플릿 뒷면을 다시 한번 유심히 살펴보다가.)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이란 게 뭘까?
December 12, 2021 1:52AM銭谷凉風:맞아, 애초에 미술관이라는 게... 그러기 위해 있는 곳이잖아? (대충 얼버무리고...) 으음,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이라...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 않으려나. 사실 바다에는 예쁘게 생긴 생물도 많다고 하니까.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러더니 안쪽을 흘끗 보고는.) 일단 들어가 볼까? 그럼 알 수 있지 않으려나.
December 12, 2021 1:58AM前森陽子:(당신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여 긍정합니다.) 그러려나... 하긴. 인간은 바다 생물의 2% 밖에 알지 못한다고 했으니까. 알면 알수록 더 신비한 것 같아. 미술관에 뭐가 있는지 더 궁금해졌어. ... 응, 그럼 들어갈까? (올려다보며 살짝 웃어 보였습니다.)
December 12, 2021 2:00AM銭谷凉風:(상대의 목소리를 고개를 끄덕이며 듣더니, 네가 웃자 마주 웃고 함께 미술관 안쪽으로 몸을 옮깁니다.)
미술관 내부에는 예술품들이 적당한 위치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기준 삼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닥을 보면 이동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네요.
따라 걸으며 천천히 작품을 구경할 수 있겠습니다.
December 12, 2021 2:01AM前森陽子:(터벅터벅... 걸어가서 조각상 A 살펴봅니다.)
유리로 빚은 섬세한 조각상. 눈에 익은 여인의 형상이 조명 아래에서 오색찬란히 빛나고 있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여인은 몸을 움츠린 채 스스로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마치, 이 추위를 견딜 수 없는 것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조각상은 아름답지만, 그렇기에 서늘해 보입니다.
December 12, 2021 2:04AM前森陽子:예쁘다. 뭔가... 눈에 익은 여인의 조각상이네. (앞에 있는 조각상을 바라보다가, 옆에 있는 조각상 B로 시선을 옮깁니다.)
December 12, 2021 2:05AM銭谷凉風:음, 그런가?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 따라 움직입니다.)
여인은 흰 것이 가득 든 잔을 가슴 위로 들어올린 채,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목이 탔던 걸까요? 조각상의 입술이 희미하게 갈라져 있습니다. 울음이 가득한 얼굴이지만 눈물기는 보이지 않는군요.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그 잔에는...... 희고 둥근 것. 진주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목이 마르단들 진주로 어떻게 목을 축이겠어요?
December 12, 2021 2:10AM前森陽子:(아까 보았던 진주를 떠올립니다. ... 눈물을 마시려고 했던 건가, 아니면... ...) (리온 한 번 슬쩍 보곤, 조각상 C 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발걸음을 옮기려 하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December 12, 2021 2:11A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93)">93 |
판정결과: | 실패 |
(........................)
조각상 A의 작품 카드에는 창백한 체온이라고 적혀 있네요.
그리고......
December 12, 2021 2:13A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81)">81 |
판정결과: | 실패 |
(.......................................................)
문득 조각상 B에 눈길이 갑니다.
진주를 내다 팔면 얼마든지 목을 축일 수 있을 텐데요.
저것은, 진주가 맞긴 한 걸까요?
December 12, 2021 2:14A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91)">91 |
판정결과: | 실패 |
(........왜..............?)
조각상 B의 작품 카드에는 채워지지 않는 잔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두 조각상의 작품명을 곱씹으며 조각상 C로 향하면...
조각상이 서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신 전시대의 바닥에는 푸르스름한 파편들이 흩어져 있을 뿐입니다. 정밀한 계산을 따라 쪼개고, 다듬은 덕분에 떨어진 모든 것들은 둥그스름한 모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리로 조각했노라면 물거품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거무스름하게 녹이 슨 청동을 사용한 탓에, 창백한 푸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December 12, 2021 2:23AM前森陽子:(터벅...터벅... 그림 A 봅니다)
그림 A를 보려 몸을 옮기려 하면...
December 12, 2021 2:24AM前森陽子:(제발.........제발.)
기준치: | 65/32/13 |
굴림: | 30)">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싸)
바닥에 떨어진 청동 파편 사이로 나이프를 발견합니다.
날이 잘 벼루어진 은색의 나이프는 녹은 커녕, 무언가 묻은 흔적 없이 깨끗하기만 합니다.
식사를 한 적이 없는 것처럼.
작품 카드에는 썩어 문드러진 물거품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December 12, 2021 2:26A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91 |
판정결과: | 실패 |
(왜.......................................)
인어공주의 결말이 떠오르는 제목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쌉싸래한 기분을 남기고 그림 A로 향하면...
커다란 액자는 은색의 테두리 위로 섬세한 물결 무늬가 양각되어 있습니다. 순결한 백색에 가까운 라인과 대조적이게도 어둡고 침침한 심해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깊은 곳에 흰 물감을 사용해, 침몰하고 있는 여인을 그려 넣은 그림입니다.
작품 카드에는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림 속에는 오직 여인뿐임에도.
December 12, 2021 2:28A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7)">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앗실수
근데 왜 이럴때만>)
기준치: | 65/32/13 |
굴림: | 31)">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여인의 다리는 사람의 것이라기보단......
물고기의 그것을 닮았습니다.
어렵지 않게 여인을 일컫는 이름을 떠올립니다.
'인어'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이란, 어쩌면 인어를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고 보면, 지금까지 봤던 조각상들 역시 그림 속의 여인과 비슷한 외모를 지닌 것처럼 보입니다.
어쩌면, 그 조각상들은 모두 인어였던 걸까요.
December 12, 2021 2:34AM前森陽子:지금까지 보았던 여인들은 모두 인어였던 걸까. (낮게 중얼거리고, 옆에 있던 그림B도 살펴봅니다.)
December 12, 2021 2:35AM銭谷凉風:(조용히 눈을 깜빡이며 그림을 보다가, 천천히 뒤를 따릅니다)
성난 파도가 해변을 덮치고 있습니다. 그 짠 내음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파도의 아래, 쓰러진 여인은 밀려오고 쓸려가는 물결을 따라 흔들립니다. 흰 손가락이 여인, 스스로의 목을 파고들고...... 바닥의 모래를 덧없이 거머쥐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꼭,
December 12, 2021 2:36A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93)">93 |
판정결과: | 실패 |
괴로워 보이는 군요.
어째서일까요?
바다가 그리워서?
목이 말라서?
December 12, 2021 2:37A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56)">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림의 오른쪽 위 끄트머리를 보면, 아주 작게 무엇인가 그려져 있습니다.
바닷가의 바위 뒤에서 여인을 훔쳐보는......
또 다른 여인입니다.
놀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있네요.
작품 카드에는 갈망하는 호흡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December 12, 2021 2:38AM前森陽子:(터벅.... 터벅터벅.... 그림 C 보러가요)
여인은 긴 식탁의 끝에 앉아 있습니다. 흰 식탁보는 깨끗하고, 은식기는 환히 빛나지만......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식탁 위에는 음식 한 점 놓여 있지 않은 걸요. 빈 식탁에서 눈을 들면, 그림 속 벽에 커다란 액자가 붙어 있습니다. 액자 속의 식탁에는 상 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진수성찬과 커다란 케이크가 차려져 있습니다. 여인은 무척 배가 고파 보이네요.
December 12, 2021 2:41A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16)">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림 속의 액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식탁 위에 차려진 것이 음식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차려진 것은 온통 사람의 눈알이나 손가락, 베어낸 귀 따위입니다.
커다란 케이크는......
맙소사, 그 모든 것을 잘라낸 탓에 완전히 둥글어진......
사람의 머리였군요.
작품 카드에는 그림 속의 만찬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불쾌한 그림을 본 요코,
December 12, 2021 2:42A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42)">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1 감소.
...
전시된 작품 중 무엇 하나 기꺼운 것이 없습니다.
다 괴로워하거나, 불행하거나, 슬퍼하는 모습뿐이니까요.
괜히 입맛이 씁니다.
이렇게 찝찝한 전시회도 드물겠어요.
리온은 괜찮을까요?
액자에서 시선을 떼어내면, 이쪽을 빤히 바라보는 리온과 눈이 마주칩니다.
December 12, 2021 2:43A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20)">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리온은 꼭, 식사 시간이 되면 이런 얼굴을 하곤 했었죠.
맛있는 것을 눈앞에 둔......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어?](#" style="font-style: normal !important; )
채 의문을 던지기도 전에,
성큼 다가온 리온이 당신의 목덜미를 깨뭅니다.
미지근한 입술이 닿고, 슬며시 벌어지고...
그 사이로 드러난 단단한 무언가......
리온의 이가 살결에 닿습니다.
리온은 망설임 없이 입안에 들어온 것을 베어 뭅니다.
어떤 소리도 나지 않지만,
아찔한 아픔이 눈앞을 새하얗게 물들입니다.
그 어떤 성적인 뉘앙스도 없는,
오직 씹는 것에 불과한 고통...
리온은 요코의 고통 따위 아랑곳 않고 다시 한 번 입을 벌립니다.
아침부터 계속해서,
리온의 행동이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December 12, 2021 2:46A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48)">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숨 쉬기를 버거워하던 일,
뚝 떨어진 체온,
끊임 없이 호소하던 갈증과...
눈물 대신 떨군 진주.
그리고 삼킬 것을 잘못 안 허기까지...
리온의 이상행동이 문득,
작품 속 여인과 행보를 같이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불가능한 일임에도, 분명히...
December 12, 2021 2:48AM前森陽子:
기준치: | 59/29/11 |
굴림: | 32)">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1 감소.
다시 한 번 당신의 목덜미를 깨물기 전에,
리온은 정신이 들었는지 그대로 굳어버립니다.
그리고는 곧 사과합니다.
December 12, 2021 2:50AM銭谷凉風:...미안해. 배가, 배가 고파서... 그만...... ...어쩐지, 먹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어...
December 12, 2021 2:56AM前森陽子:... 자, 잠깐. 아파...! (미지근한 입술이 닿고, 살결에 닿는 이의 느낌이 아직 남아있는 듯했습니다. 물린 부위를 손으로 누른 채,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어쩐지, 그림에서 본 여인과 당신이 겹쳐 보여서.) ... 먹고 싶다고? ... ... 무엇을?
December 12, 2021 3:00AM銭谷凉風:...으응, 그냥... 나도 잘 모르겠어. 문득, 정신을 차리니까...... (결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다는 듯 눈썹을 늘어뜨리고서 이야기했습니다. 퍽 억울해 보이는 표정이, 진심인 것처럼 보였으나...)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그냥, 어쩐지... 그런 기분이 들었어. 배가 무척 고팠고, 내 앞에는... 네가 있어서... (저도 혼란스러운 듯 고개를 저었습니다. 미안함이 듬뿍 묻어나는 목소리로,) 아무튼, 정말... 정말 미안해.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 봐.
December 12, 2021 8:21PM前森陽子:(아침부터 이상하기 짝이 없는 당신의 행동을 되짚어봅니다. 이상할 정도로 서늘했던 체온과, 평소와는 확연하게 다른 행동들. 눈에서 흘러내리던 진주까지. 정녕 자신이 알고 있던 그 사람이 맞는 것인지, 애써 외면하고 있던 의문이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 아니야.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면... 됐어. (여전히 물린 곳을 손으로 꾹 누르곤,) 그렇지만, 리온. 너 아침부터 정말 이상한 거 알고 있어? ... ... 일단은, 최대한 빨리 둘러보고 나가자. 더 이상 호텔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
December 12, 2021 8:26PM銭谷凉風:미안, 그게...... (나도 잘 모르겠어, 나즈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혼란스러운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으니.)
December 12, 2021 8:27PM前森陽子:(으아앙) (그림 D 봅니다)
여인이 머리가 없는 사내를 끌어 안고 있습니다. 목의 절단면은 잘려나간 고기처럼 붉고, 흰 뼈가 섞여 있습니다. 여인의 흰 얼굴은 어느새 온통 피에 젖어 있고, 그 입술은 연신 무언가를 씹고, 삼키고 있습니다. 결코 입에 대서는 안 될 것을 흠뻑 음미하며, 환희에 가득 찬 여인의 눈이 당신, 요코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December 12, 2021 8:28P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72)">72 |
판정결과: | 실패 |
작품 카드에는 완전한 미식, 진정한 사랑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December 12, 2021 8:36P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82)">82 |
판정결과: | 실패 |
(...............)
이미 사내는 죽고 말았는데, 진정한 사랑이 무슨 쓸모가 있나요?
여인을 위한 사내의 희생을,
진정한 사랑이라 기리는 것일까요?
그림을 들여다 보던 당신은 선뜩한 깨달음을 얻고,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리온 또한 곧......
아니, 당신의 이야기를 해 볼까요.
요코 또한 곧, 그림 속 사내처럼 리온의 식탁에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가능성일 뿐이지만, 확신할 수는 없지만...
끔찍한 생각에 요코,
December 12, 2021 8:37PM前森陽子:
기준치: | 58/29/11 |
굴림: | 69)">69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3">4 감소.
December 12, 2021 8:39PM前森陽子:(기분 묘해졌어요... 터벅터벅 가려진 액자 쪽으로 향합니다.) 여기는 왜 가려져 있는 거지.
찜찜한 기분으로 등을 돌리면,
가려진 액자가 보입니다.
미술관에 걸린 마지막 작품입니다.
청색의 커튼은 완벽하게 그림을 가리고 있습니다.
두 팔을 활짝 벌려도 다 안지 못할 정도로 커다란 사이즈만을 짐직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왜 가려둔 걸까요?
마지막 작품이 분명한데도 말이에요.
그 작품 앞에서 서성거리는 두 사람을 발견한 직원이 다가와서 설명합니다.
December 12, 2021 8:41PM호텔 직원:방금 보신 조각상이 마지막 작품입니다, 고객님.
가려진 액자가 아직 하나 남았는데도 말이에요.
December 12, 2021 8:42PM前森陽子:(기웃........ 기웃.) 이 작품은 왜 가려져 있는 건가요?
December 12, 2021 8:42PM호텔 직원:이 작품은 공개 예정이 없습니다.
December 12, 2021 8:44PM前森陽子:아, 그런가요... ... (... 몰래 슬쩍 볼 수는 없나? 커튼 슬쩍 만져봐요)
December 12, 2021 8:45P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80)">80 |
판정결과: | 실패 |
(우당탕)
돌아가려던 직원이 우당탕 소리를 듣고 곤란하다는 듯 돌아옵니다.
아무래도... 직원을 설득하거나 어떻게든 보여달라고 클레임을 거는 수밖에...
December 12, 2021 8:48PM前森陽子:(이마 짚었어요) 이 작품은 왜 못 보는 건가요? 나름 여기 있는 작품들을 흥미롭게 봐서, 남은 작품도 꼭 보고 싶은데... ... 어떻게 안 될까요?
December 12, 2021 8:49PM호텔 직원:이 작품은... (곤란하다는 듯 웃으며)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함께 구비했지만, 공개적인 장소에 전시하기는 곤란한 그림이라서... 암래도 어려울 것 같은데요...
December 12, 2021 8:53P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0)">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하...............................................)
기준치: | 35/17/7 |
굴림: | 85)">8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2/1 |
굴림: | 42)">4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11)">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이 열심히 직원을 설득하면,
직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긁적입니다.
December 12, 2021 8:55PM호텔 직원:그럼... 딱 고객님께만, 그것도 잠시만 보여드리는 거예요. ...비밀로 해 주셔야 해요?
December 12, 2021 8:56PM前森陽子:(급 밝아짐!) 네, 조심할게요.
직원이 청색의 커튼을 걷어내자,
애틋하게 서로를 끌어안은 두 여인이 보입니다.
여태까지 당신이 보아온 그림 속 흰 여인은,
검은 여인을 끌어안은 채로 잔에 입술을 묻고 있습니다.
잔에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의 무언가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을 마시는 흰 여인은 사랑에 겨운 얼굴로 눈을 내리 뜹니다.
생명수라도 마시는 양, 달디 단 술을 삼키는 것처럼.
흰 여인을 끌어안은 것은 검은 여인.
혈색이 붉은 얼굴은 마찬가지로 사랑에 젖어 있습니다.
힘없이 쥐고 있는 은색의 나이프가 얼룩덜룩하게 젖어 있습니다.
잔에 든 것과 같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으로.
December 12, 2021 8:59P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53)">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커튼의 그림자가 드리운 탓에 미처 보지 못했는데,
자세히 보니 두 여인의 팔은 각각 피에 젖어 있습니다.
심해의 여인의 팔에서 흐르는 피는 새파란 색으로,
상당히 이질감이 듭니다.
그에 반해 육지의 여인의 팔에서 흐르는 피는 선명한 붉은색입니다.
작품 카드에는 붉은 육지와 푸른 바다의 경계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두 사람이 충분히 감상하고 나면, 직원이 커튼을 다시 내립니다.
공개적인 장소에 전시하기 곤란하다는 설명이 이해가 갑니다.
여인에게 왕자 따위 존재하지도 않다니!
여인과 여인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 결말이라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쬬.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December 12, 2021 9:06PM前森陽子:(그림에 그려진 두 여인을 빤히 바라보다가, 커튼이 내려오자 그제서야 시선을 돌립니다.) ... 이제 더 볼 것은 없나? (미술관 한번 기웃거림)
미술관에 있는 작품은 모두 감상한 것 같습니다.
뭔가 특별한 건 없어 보여요.
December 12, 2021 9:07PM前森陽子:(리온 슬쩍 봅니다.) ... 좀 괜찮아? 이제 슬슬 돌아갈까.
December 12, 2021 9:09PM銭谷凉風:응? 으응, ...돌아갈까? (어쩐지 평소보다 굼뜨게 반응하나 싶더니, 이내 당신의 손을 잡아옵니다) ...방으로, 돌아가자.
December 12, 2021 9:11PM前森陽子:...? (평소보다 느린 반응에 이상한 듯 바라보다, 손을 마주 잡고 다시 입구로 향합니다.)
객실로 돌아가나요?
December 12, 2021 9:12PM前森陽子:(....... 더 볼거잇나요?)
(없으면 돌아가기)
더 볼 것은 없으나...
아무래도, 마지막 작품에서 봤던 잔과 칼이, 어쩐지 눈에 익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디서 봤을까요? 잔이나 칼이 있었던 곳이라면...
한 군데입니다.
...두 사람의 객실이요.
객실에 도착하면,
어느덧 창밖으로 저녁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겨울의 일몰은 특히나 짧으니 금세 완전히 어두워질테죠.
리온은 어느 순간부터, 노골적으로 다가옵니다.
입맛을 다시거나,
어쩐지 배가 고프다는 듯 혀로 제 입술을 축이거나.
......
미술관에서의 일처럼,
당신을 물어뜯으려 당신에게 다가갑니다.
어쩐지 평소보다 힘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리온은 리온인데...
피할 수 있을까요?
December 12, 2021 9:17PM銭谷凉風:
기준치: | 65/32/13 |
굴림: | 21)">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December 12, 2021 9:17P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88)">88 |
판정결과: | 실패 |
와작, 마치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붙잡고 있던 손바닥을 깨무는, 그런 고통이 느껴집니다.
뭐라도 해야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December 12, 2021 9:19PM前森陽子:
기준치: | 65/32/13 |
굴림: | 40)">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쩐지 그림에서 봤던 것과 똑 닮은,
잔과 칼이 눈에 들어옵니다.
잔은 침대 머리맡의 협탁 위, 칼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네요.
가져오려면 리온을 먼저 떨쳐내야 할 것 같아요.
December 12, 2021 9:20PM銭谷凉風:
기준치: | 65/32/13 |
굴림: | 37)">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December 12, 2021 9:20P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87)">87 |
판정결과: | 실패 |
아, 다시 한 번 손바닥을 깨물어옵니다.
December 12, 2021 9:21PM銭谷凉風:
기준치: | 65/32/13 |
굴림: | 60)">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것도, 피가 흐를 정도로...
인간의 치악력이, 이렇게 강했던가요?
December 12, 2021 9:22P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96)">96 |
판정결과: | 실패 |
요코, 체력 1 감소.
다시 한 번 리온을 떨쳐내려면,
December 12, 2021 9:24PM銭谷凉風:
기준치: | 65/32/13 |
굴림: | 32)">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December 12, 2021 9:24P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53)">53 |
판정결과: | 실패 |
손바닥에서 입을 뗀 리온은,
이제 당신의 목덜미로 입을 옮깁니다.
December 12, 2021 9:25PM銭谷凉風:
기준치: | 65/32/13 |
굴림: | 37)">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번에도 강렬한 고통이 엄습합니다.
December 12, 2021 9:26P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54)">54 |
판정결과: | 실패 |
요코, 체력 1 감소.
다시 한 번 근력 대항.
December 12, 2021 9:27PM銭谷凉風:
기준치: | 65/32/13 |
굴림: | 16)">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December 12, 2021 9:27P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96)">96 |
판정결과: | 실패 |
한 번 입에 담은 목덜미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그대로...
December 12, 2021 9:28PM銭谷凉風:
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December 12, 2021 9:29PM前森陽子:
기준치: | 50/25/10 |
굴림: | 100)">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핥짝이듯 방울져내리는 핏방울을 마십니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듯...
그 덕에 리온에게 잠깐의 틈이 생겼을까요.
빠르게 몸을 빼면 잠시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ecember 12, 2021 9:31PM前森陽子:
기준치: | 60/30/12 |
굴림: | 12)">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이 재빨리 리온의 품에서 벗어나면,
어쩐지 리온은 조금쯤 멍해 보입니다.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지금이 기회일 것 같아요.
무엇을 할 건가요, 요코?
December 12, 2021 9:34PM前森陽子:... 으. (격렬한 고통에 새어 나오는 신음을 뒤로하고, 재빨리 칼과 잔을 가지고 옵니다.)
고통을 참고서,
협탁 위의 잔과 테이블 위의 잔을 챙겼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그림 속의 여인은 무엇을 하고 있었죠?
각자의 팔에는 상처가 있었고,
잔에는 오묘한 색의 무언가가...
그리고 그 무언가는 칼에도 묻어 있었죠.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건가요?
December 12, 2021 9:38PM前森陽子:(작품들에서 보았던 여인이 당신과 같은 처지라면, 분명히 마지막 그림에서는... ...) ... 피가. (그대로 칼로 손목을 긋고, 흘러내린 피를 잔에 흘러 넣어봅니다.)
붉기만한 피가 피부를 적십니다.
상처의 통증, 살점이 벌어지는 감각,
날붙이가 몸을 가르는 촉감......
모두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잔에 검고 붉은 것이 담깁니다.
자,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이 있잖아요.
December 12, 2021 9:42PM前森陽子:... 이쪽으로 와, 리온. 해야 할 일이 있잖아. (조심스럽게 다가가, 리온의 손목도... 그어봅니다.)
December 12, 2021 9:45PM銭谷凉風:...크으. (이성이 무뎌진 상태에서도 고통만큼은 그대로 느끼는지, 옅게 인상을 찌푸립니다. 그러면서도 풍겨오는 혈향이 주린 배를 더 고프게 만드는지 절로 당신에게 몸을 가까이하고... 상처가 난 당신의 손목을 핥짝입니다.)
칼을 들고 리온의 손목을 긋습니다.
리온의 팔에서는 믿을 수 없게도,
새파란 피가 흘러나옵니다.
푸르스름한 색은 도저히 육지의 이가 흘리는 것이라곤 믿을 ㅜㅅ 없는 것입니다.
손에 닿은 피부가 서늘합니다.
창 밖의 바다는 유난히 창백하고......
현실감 없는 이 광경에서,
당신을 현실로 끌어당기는 것은 짙은 쇠비린내와 짭조롬한 바다내음입니다.
잔에 담긴 피는 소리도 없이 서로에게 스며듭니다.
더 이상 붉지도, 파랗지도 않은 애매모호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
독과 같은 액체가 잔에서 일렁입니다.
리온이 당신의 손목에 파묻듯 가져갔던 얼굴을 듭니다.
향이라도 맡은 걸까요.
이끌리듯, 당신의 손목에서 잔으로 그 쩍 벌린 아가리를 옮겨갑니다.
리온은 언제라도 그것을 바라왔던 것처럼,
잔에 입술을 묻습니다.
눈을 내리 깐 얼굴은 사랑에 겨워 있습니다.
생명수라도 마시는 양,
달디 단 술을 삼키는 것처럼.
마지막 모금이 완전히 목을 타고 넘어가면......
이런,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걸까요?
순식간에 시야가 아득해지고, 눈앞이 깜깜하게 내려 앉습니다......
정신은 침잠하고 침잠해,
깊은 곳으로 침몰합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멀리,
안녕히,
안녕히.
......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흰 천장.
언제......
침대에 누웠더라?
기억나지 않습니다.
리온 또한 옆자리에 누워 곤히 자고 있습니다.
지난 날의 일이 꿈인가 싶지만,
손목의 상처가 아릿합니다.
리온의 손목에도 자상이 그어져 있습니다.
빈 잔과 칼은 온데간데 사라졌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리온의 안색은 편안하고,
호흡은 일정하며,
상처는 불그스름합니다.
따뜻한 체온이 손끝에 닿으면,
그제서야 실감합니다.
아, 이상한 이야기들은 모두 끝났다고.
우리의 결말 또한 오래오래 행복할 것이라고......
창밖으로 익숙한 풍경이 보입니다.
고즈넉한 겨울의 바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풍경......
여인은, 그래서 뭍으로 올라오고자 했던 걸까요.
짠 내음이 나는 물 대신 애매한 감성에 젖었을 때,
인터폰이 울립니다.
잔잔한 해당화 향기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