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ck or Treat, 할로윈이라고 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이다. 할로윈이라는 기념일이 가진 본래의 뜻을 알지는 못하나, 현대 사회에서 할로윈이 갖는 의미는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처럼 이웃의 문을 두드리며 사탕을 요구할 나이는 지났지만, 가벼운 분장 정도라면 재미를 위해 언제든 할 수 있다. 분장을 도와주는 친구와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즐겁고, 그 이후에 다른 친구들을 놀라게 해 주는 것도 제법 재미있는 일이니까. 그래서일까, 매년 할로윈을 즐기는 건 내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 성인이 되어 다른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당연함’은 변하지 않을 터.
“코코는 그럼 마녀로 분장하는 거야?”
마녀와 마에모리, 어울리면서도 어쩐지 낯설게만 느껴지는 조합이라 눈만 끔뻑였다. 하긴, 마에모리는 원래 메르 네리쥬 소속의 아이돌이었으니 괜찮을지도 모르겠네. 아직 평소와 같은 차림의 마에모리를 보며 홀로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였더니, 문제라도 있냐는 듯 나를 바라보던 마에모리가 입을 열었다.
“리온은…, 어떻게 분장할지 정했어? 혹시 아직이면, 늑대 인간 같은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가, 이어진 말에는 눈이 크게 뜨였다. 지금까지 할로윈을 즐기며 참 많은 분장에 도전했지만, 그중에서도 늑대 인간은 아주 어릴 때나 맡았던 역할이었으니까. 그나마 고민 중이던 건 프랑켄슈타인 정도였는데, 아무래도 그건 복잡하게 생기기도 했으니 간단한 늑대 인간 쪽이 어울리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가볍게 웃어 보였다. 마녀와 늑대 인간이라, 꼭 마녀가 부리는 사역마라도 된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나. 왜 하필 내게 늑대 인간을 추천해 준 건지, 어쩌면 마에모리도 나처럼 마녀와 사역마를 떠올리기라도 한 건지.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있는 건 없지만……. 그래도 좋았다.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난 후로는 매년 할로윈이 올 때마다 다른 친구들과 할로윈을 즐겼지만, 이제는 예전에 가족과 늘 함께하던 것처럼 내년을 기약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마에모리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까? 어쩌면 우리는,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가 된 걸지도 모른다고. 할로윈이 지나면 크리스마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신년이. 앞으로도 함께할 시간과 기념일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건, 나 혼자인 걸까.
어떻게 생각해, 코코? 너도 나처럼 우리의 시간을 기대하고 있어?